광장에서의 낮잠
Awoken in the Square
2025
화자는 세상과의 마찰과 충격을 피해 꿈속으로 도망친다. 그곳에서 그는 고요히 달리는 버스의 승객이다. 머지않아 그는 잠에서 깨고, 눈앞의 세계가 생동하는 것을 본다. 「광장에서의 낮잠」은 화자가 목격한 꿈속 풍경을 담은 플립북이자 현실로 재접속하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다.

하나의 이미지 시퀀스를 따라 그리고 스캔한 뒤,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가 톤을 한 층씩 쌓아올리기를 반복했다. 어쩌면 끝없이 계속될 수도 있는 이 작업방식은 화자가 꿈속에서 느낀 영원함과 닿아 있다. 저마다의 밀도로 디지털화된 시퀀스들은 모두 똑같이 움직이지만, 갈수록 레이어가 두터워짐으로써 루프에서 탈피하며 변주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광역버스는 현실로부터 잠시 유리된 공간인 동시에 수많은 삶의 편린을 실어 나르는 주체다. 현실로 복귀한 화자가 다시는 잠들 수 없음을 직감했듯이, 「광장에서의 낮잠」은 개인과 세계의 필연적인 연결을 숙고하고 비공간의 잠재성을 암시한다.


English statement coming soon...


책, 182쪽, 70×150mm
컬러, 디지털 인쇄, 무선 제본

Book, 182 pages, 70×150mm
Color, digital printed, wireless binding